시흔주윤이네집
282일째(2003년 10월 24일 금요일 가끔 따스한 햇살이 비춰 포근했어요)
방이 떠나가도록 잠투정 옹알이를 하던 시흔이는 언제 그랬냐는듯 쌔근쌔근 잠들었다.





준서와 준서이모가 놀러왔다.

시흔이는 준서를 보고 좋아라하며 밤톨같은 준서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가까이 가서 논다.

마치 누나인듯 의젓하게 앉아서 준서와 놀아줄 태세다.

준서가 시흔이 빨간양말을 만지작거리다 서있는 시흔이 내복바지를 내릴려하자 시흔이가 싫다는듯

손을 뿌리친다.

_ 그럼...그래야지....그래도 준서는 사내아인데...ㅋㅋ





시흔이가 영~ 먹질않는다.

어제밤 치카치카를 해줄때 혀를 못닦게 엄마손을 강하게 잡고 거부를 하더니

오늘 역시도 밥은 먹는둥 마는둥..

치즈는 찡긋거리며 거부하더니 딱한번 입을 벌려 받아놓고는 금새 뱉어버린다...

'베베'를 준서 먹으라고 주니 시흔이가 덥썩 가로채서 자기 입에 넣으며 좋아한다.

밥을 잘먹어야 준다하고 과자봉지를 치우니 바닥에 얼굴을 묻고 울어댄다..

아.....!

너무 커버린거 아냐??





시흔이가 동화책꽂이로 가서 '릴라가 착해졌대요'를 만지작거리길래

꺼내서 시흔일 무릎에 앉히고 읽어줬더니 얌전하게 잘본다.

가끔 의성어들을 재미난 목소리로 읽어주면 재미있어하며 엄마얼굴과 동화책을 번갈아 보기도 한다.





딱딱한 호두 하날 입안 가득넣었다가 훅하고 뱉기놀이도 하고...

장난감 박스를 밀며 걸음마 연습도 잘한다.

협탁, 식탁 정도를 잡고 일어서던 시흔이가 이제는 엄마 치마자락, 씽크대, 옷장, 서랍장, 방문...

모든걸 짚고 일어서느라 정신이 없다.

곧잘 한손을 놓고 허리를 비틀어 엄말 바라보기도 하고  

또 그러다 금방 두손을 놓고 서있다 얼른 다시 짚기도하고...





행동들이 많이 과감해져서 한동안 조용하다 했더니 또 쿵~하며 머릴찧는다.

앉아서 엉덩이를 덜썩거리다가 풀썩하고 몸을 날려 앞으로 손을 짚기도하고...

베개가 없는데도 푹신함을 상상만 한채 뒤로나 앞으로 누워대고..

_정말이지...아찔한 순간들이다...





엄마야단에 딴짓하기 일쑤고...

이녀석~! 하다가도 웃음이 픽하고 먼저나와서 마주보며 씩 웃어버리고 만다...요즘엔...

시흔이가 되어야지...시흔이 눈높이에서...

오늘도 시흔이 눈높이로 함께 노느라 무릎이 아플지경이다.





시흔아...

아빠가 퇴근하신다는구나.

시흔이 아빠도착하시면 일어나서 예쁘게 배꼽인사하고...

아빠랑 또 신나게 놀다가

밤에 푹 자자..





우리 공주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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